2021.08.06(금) 업무를 마치고 저녁 8시 조금 지나 사무실을 나와 지하철을 타고 용산역으로 향했다. 어깨에는 평소 퇴근때와 다르게 서류가방 대신 텅빈 백팩에 보조 배터리 하나만 넣고 메고 있다. 오늘은 한강 따라 밤새 50km를 걷기 위해서 어제 출근할 때 오니지 백팩을 회사에 먼저 가져다 두고 오늘은 반바지에 워킹화 신고 빈손으로 출근했기 때문이다.
용산역에서 나와 근처 편의점에서 500ml 생수 2통과 약간의 간식을 사서 물은 가슴 쪽 포켓에 찔러 넣고, 약간의 간식이라 해봐야 아들이 좋아하는 젤리 하리보 콜라 맛이다. 더운 여름이지만 한밤에 한강에 부는 바람은 역시 시원하다. 오늘은 밤새 걸을 것이라 시간도 많다. 시계 보면서 발길을 재촉할 필요 없이 편안히 멍 때리면서 걸으면 되는 좋은 날이다.
사람들은 저 마다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음악 듣고 앉아 있는 사람들, 자건거 타는 사람들, 나 처럼 걷고 있는 사람들…… 노들섬을 지나면서 많이 보였던 사람들은 이제 눈에 띄게 줄었고 주변도 조용하다. 멀리서 들리는 차 소리도 이제는 귀에 그다지 거슬리지 않게 들리고, 벌레 소리에 맞춰 발걸음을 옮기다 보면 어느새 머리 속은 리셋된 것처럼 아무 생각이 없어진 듯 하다. 이런 것이 바로 ‘한강에서 힐링하기’ 인가 보다.
오늘의 코스 : 용산역-한강대교 남단 – 반포대교 북단 – 한남대교 북단 – 동호대교 북단 – 한강공원 용비쉼터 – 성수대교 북단 – 뚝섬한강공원 – 잠실철교 남단 – 천호대교 남단 ~ 왔던 길 따라 용산역